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좀 전에 출근하면서 닌텐도 홍보 대행 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불법 복제 단속을 강화했다는 보도자료를 보냈다고요. 이전부터 불법 복제에 대한 이슈가 있던지라 들어오자마자 해당 보도 자료를 열어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자료를 읽으면서 심히 불쾌하더군요. 직접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닌텐도 불법복제 단속 강화


읽고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불법 복제 단속 강화의 당위성은 인정하겠습니다. 그것은 분명히 짚고 넘어갈 문제니까요. 단지 이 보도자료가 제게 불쾌함을 주는 이유는 반 협박성으로 문구들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닌텐도 관계자의 아래 발언은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요청으로, 한국의 게임시장이 수익성 있는 시장으로 성장하는 데 공헌하고자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에 진출하였으나, PC 패키지 게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무분별한 소프트 복제 및 다운로드 등의 불법행위가 늘어나고 있고, 이는 결국 수익성악화로 연결되어 게임시장 발전의 저해요소가 될 수 있다."
"한국의 유니크하고 재미있는 게임이 세계적인 게임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언제까지나 외국 게임을 외국 언어를 통해서 즐겨야 하는 실정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

밑줄을 친 부분은 이전에도 참 말이 많았고, 닌텐도 홈페이지 대표이사 인터뷰에서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왜 이걸 강조하는 겁니까? 불법 복제로 인한 피해를 얼마나 입었고 그 피해로 인해 이번 불법 복제 단속을 강화한다는 당위성을 설명해도 모자를 판에 "너희가 불러 놓고 이런 식으로 피해를 입히면 안되지 않느냐"라는 식으로 말하는 건 참으로 어이없습니다.

이쯤에서 되려 한 가지를 묻고 싶습니다. 닌텐도는 한국에 왜 온 겁니까? 자사의 이익을 위해 한국에 진출한 겁니까? 한국 정부 산하 단체의 요청으로 마지못해 한국에 진출한 겁니까? 게임 비즈니스의 프로라는 닌텐도가 앞뒤 안 재고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는 겁니까?

지난 1월9일 코다 미네오 사장님 뭐라 하셨습니까? 그날 질문으로 불법 복제에 대한 대처가 있느냐는 질의에 한국 패키지 시장이 깨끗해 진 것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한국에 진출한다고 그 많은 기자들 앞에서 당당하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지금에 와서 불법 복제로 피해를 입고 이건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 순전히 한국 게임 시장의 잘못으로 몰아세우는 건 무슨 의도인가요?

설령 한국 게임을 세계로 알리기 위한 좋은 뜻을 품고 있다고 합시다. 그걸 위해 어떻게 실천했고, 무슨 결과를 얻었다고 벌써 세계적인 게임으로 성장하지 못한다고 운운하십니까?

불법 복제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위로를 하고 싶지만, 닌텐도가 한국 게임 시장에 대해서 이처럼 안이한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게 실망스럽군요. 게임 비즈니스를 위해서 왔으면 프로다운 자세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이따위 어설픈 협박에 넘어갈만큼 국내 게이머들이 단순하지도 않으니까요.

덧붙임 > 솔직히 말해 NDSL 불법 복제는 P2P를 이용해 글로벌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왜 한국에서만 이걸 문제 삼아 대응하는 건지 이해가 안되는군요. 닌텐도 본사 차원에서 P2P에 대한 대응책을 함께 내놔야 하는데, 우리나라 게임 시장과 불법 복제만을 물고 넘어지는 건 주객이 전도된 것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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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칫솔

인사이드 디지털/차세대 게임 l 2007/05/0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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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닌텐도가 복제랑 왜 공존하나?

    Tracked from Real Factory 2008/01/29 17:41  삭제

    대개 기자란 제너럴리스트에 전공 분야가 아니더라도 기사를 쓸 수 있도록 훈련을 받기에 이것저것 쓰기 마련. 별로 좋지 않은 현상이지만 뭐, 여기도 사정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 싶고 또 중..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백마탄환자™ 2007/05/03 1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서 요청으로 들어왔는데
    불법복제 많아져서 수익이 생각보다 별로 안 나면 저런 말 할 만도 하다고 봅니다. -_-;;

    • 칫솔 2007/05/03 15: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산하 단체의 요청으로 왔다고 해도 비즈니스의 주체는 닌텐도와 게이머입니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법을 수립하고 협조를 구해야지 자신들만이 선의의 피해자인양 이야기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2. Game Week 2007/05/03 15: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게임 회사 입장에서는 더 심한 말도 할 수 있습니다. 저정도는 별로 협박처럼 안들리는데요. 이 보도자료는 국내에 한정된 보도자료입니다. 각 국의 불법 복제에 대한 코멘트는 그 나라 닌텐도가 그쪽에서 하겠죠.

    • 칫솔 2007/05/03 15:39  댓글주소  수정/삭제

      게임 회사 입장에서야 더 심한 말을 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회사의 정책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보도자료 형태로 뿌렸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한마디 한마디를 매우 신중하게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법 복제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할말 못할말 못가리는 회사 입장을 옹호해주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불법 복제에 대한 다른 나라 코멘트가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시간까지 확인된 바 없네요.

  3. Magicboy 2007/05/04 0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동건과 이나영으로 끌어올린 이미지를 아주 잘 뭉개고 있군요.. ㅎㅎ..

    • 칫솔 2007/05/04 1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른 사람들이 무심한 건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게임계를 깔아뭉개는 듯한 뉘앙스를 풍겨 순간 자존심이 팍 상하더라고요. 문제는 이런 보도자료가 나와도 비판하는 이들이나 매체가 없다는... -.ㅡㅋ

  4. H.K.KIM 2007/05/04 15: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게임업계를 무시하는 형태의 발언이군요.=_=;;;

    물론..불법복제가 문제 되긴하지만......;; 쩝...

    • 칫솔 2007/05/04 15: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닌텐도의 의식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래봤자 하나의 기업일 뿐인데, 마치 한국 게임계를 책임진다는 식으로 말을 하니 황당할 따름이지요. -.ㅡㅋ

  5. 미디어몹 2007/05/04 1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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