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17] 기괴하거나 기발하신 스마트폰 카메라(3), 화웨이

스마트폰에 어떤 개성을 싣느냐는 건 모든 제조사의 고민일 게다. 제원은 상향 평준화되니 성능에서 돋보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기능으로 승부하려니 이용자 경험의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는 어지간한 것을 넣는 것으로는 이용자의 관심을 끌지도 못하고 헛심 쓰는 꼴이라서다. 이미  단순히 통화하고 데이터를 소비하는 스마트폰의 경쟁력은 찾기 어려운 시대로 가고 있다는 의미기도 할 게다.

그렇다고 차별성을 강조할 수 있는 요소가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비록 제한적이긴 해도 카메라처럼 여전히 기술이나 기능적으로 차별화 할 수 있는 부분은 남아 있다. 한 때 일었던 이미지 센서의 화소수 경쟁이 사라진 대신 지금은 얼마나 다른 사진, 또는 영상을 찍을 수 있느냐에 제조사들이 공력을 쏟는 모습이다. 그 노력들이 드러난 것이 이번 MWC이기도 하다. 밖에서 볼 때 모두 비슷한 스마트폰을 들고 나온 듯 보일 테지만, 제조사마다 얼마나 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한번 돌아볼 필요는 있는 듯하다. 다음 주자는 화웨이(Huawei)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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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P10 플러스

어쩌면 화웨이는 삼성의 갤럭시 S8이 없는 이번 MWC에서 가장 주목 받을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를 얻었는지도 모른다. 항상 MWC에서 제품을 관심을 독차지했던 경쟁사가 한 달 뒤에 재등판이 가능한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화웨이는 이를 틈타 전략 제품을 한달 가까이 앞당겨 발표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 승부수가 화웨이 P10 시리즈다.

화웨이 P 시리즈는 분명 화웨이 플래그십 스마트폰 계보를 이어온 제품이라고 화웨이는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확실한 색깔을 가진 플래그십으로 인지할 근거는 부족했다. 적어도 P9 이전까지 P 시리즈의 이미지는 그랬다. 고성능이긴 해도 메이트 시리즈와 다른 더 얇고 작은 외형적인 특징만 갖췄으니까. 하지만 지난 해 우리나라에도 출시된 P9에 이르러서야 화웨이의 주장을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게 된 데는 카메라 부분에서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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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RGB)와 흑백(Monochrome) 이미지 센서로 색과 빛 정보를 나눠서 담았던 P9.

화웨이 P9은 뒤 쪽에 두 개의 카메라를 갖고 있다. 물론 그냥 듀얼 카메라는 아니다. 일반적인 듀얼 카메라였다면 지난 해 출시한 듀얼 카메라 스마트폰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화웨이 P9 듀얼 카메라의 방향은 다른 듀얼 카메라와 달랐다. 넓은 프레임과 좁고 가까운 프레임의 사진을 찍는 두 개의 카메라를 넣던 여느 스마트폰과 다르게 화웨이는 같은 화각의 렌즈를 쓰는 대신 좀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도록 설계했다.

화웨이 P9에 쓰인 듀얼 카메라의 핵심은 다른 성질의 이미지 센서와 라이카 렌즈다. 둘다 1천200만 개의 화소를 가진 이미지 센서를 쓴다. 하지만 하나는 흑백의 단계를, 다른 하나는 컬러(RGB) 신호를 잡는다. P9은 흑백 이미지 센서로 걸러낸 빛 정보와 컬러 이미지 센서로 정확하게 구분한 색 정보를 합쳐 이미지의 표현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여기에 라이카 광학을 섞었다. 사진 심도, 높은 채도와 강조된 색감 같은 라이카 룩을 얻는 동시에 플레어 같은 미광을 줄이기 위한 렌즈 모듈을 공동 개발했고 이를 화웨이 P9에 처음 적용하면서 그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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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P10 플러스의 뒷면. 듀얼 카메라의 기본 구조는 전작과 같다.

당시 화웨이는 이 듀얼 카메라를 채택하면서 별도의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하지만 화웨이 P10 발표 이후 자연스럽게 듀얼 카메라 1.0이라 불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 화웨이가 MWC에서 P10, P10 플러스의 카메라를 듀얼 카메라 2.0, 듀얼 카메라 2.0 프로 에디션으로 부르기로 해서다.

화웨이가 P10 시리즈에 적용한 듀얼 카메라 2.0은 흑백 이미지 센서와 컬러 이미지 센서의 정보를 조합하는 P9의 기본 구조는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이미지 센서는 조금 바꿨다. 특히 흑백 이미지 센서의 화소수를 2천만으로 올렸다. 좀더 세밀하게 빛을 구분하기 위한 목적이다. 흑백 이미지 센서를 2천만 화소로 높이면서 최대 이미지 크기도 좀더 커진 것은 물론이다. 다만 1천200만 화소의 컬러 이미지 센서로 들어온 색 신호가 빛 신호에 잘 대응할 지 좀더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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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룩스 렌즈를 보강한 화웨이 P10 플러스. 주변부 해상력에 대한 지적을 피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화웨이 P10 플러스의 듀얼 카메라 2.0 프로 에디션은 P10의 듀얼 카메라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렌즈다. 둘다 렌즈는 라이카의 기술이지만, 렌즈의 성격은 다르다. P9과 P10은 라이카 주마릿(Summarit) 계열을, P10 플러스는 주미룩스(Summilux) 계열이다. 주미룩스는 주마릿 이후 전체적인 해상력을 높인 렌즈로 이를 화웨이 스마트폰용으로 넣은 것이다. P9에서 찍은 사진이 심도나 높은 채도를 가진 라이카룩을 많이 묘사했다곤 해도 해상력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은 점을 감안할 때 렌즈 해상력을 높인 주미룩스 렌즈를 채택한 게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한 부분이다.

아직 화웨이 P10의 듀얼 카메라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 P9보다 흑백 이미지 센서의 늘어난 화소수가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또한 주미룩스 렌즈를 채택한 선예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앞으로 나올 수많은 사진 샘플을 들여다 봐야 할 것 같다. 아참, 깜빡 이야기를 못한 게 하나 더 있다. P10은 손떨림 방지 기능을 더했다. P9 카메라의 최대 약점도 이걸로 덮을 수 있게 됐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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