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MP-CL1, 당신이 가는 모든 곳을 극장으로 만드는 모바일 프로젝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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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꼭 큰 화면에서 봐야만 할 듯한 로망을 가진, 그 이유를 들고 극장을 찾는 이들도 제법 있다. 그게 극장을 찾는 이유 만일까? 아마 프로젝터를 사고 싶은, 또는 사려는 이들의 이유이기도 하다. 요즘은 더 많은 이유를 댈 수 있다. 야외 캠핑의 소소한 즐길 거리로, 또는 워크숍의 업무를 위해서 프로젝터의 필요성을 내세우기도 한다.

이런 논리에 딱 들어맞는 게 모바일 프로젝터다. 모바일이라는 이름 그대로 휴대하기 쉬운 프로젝터인 셈. 그런데 이 시장에 소니가 뛰어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소니가 모바일 프로젝터를 왜 내놨을까 싶었다. 또 쓸데 없이 높은 퀄리티를 내놓는 고상한 악취미의 변태 제품은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써보니 지극히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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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MP-CL1은 정말 휴대할 수 있는 모바일 프로젝터다. 가방에 넣어 다닐 필요 없는 크기와 형태다. 크기만 보면 조금 두꺼운 스마트폰 정도다. 5.7인치 화면의 스마트폰인 LG V10과 겹쳐 보니 두께만 다를 뿐 면적은 거의 비슷하다. 무게는 스마트폰보다 좀더 무거운 210g. 들고 다니는 데 전혀 버거운 수준이 아닌데다, 보조 배터리처럼 납작해 급할 땐 그냥 본체만 손에 들거나 바지 주머니에 넣고 움직일 수 있다. MP-CL1이 돋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나저나 MP-CL1 본체만 갖고도 프로젝터로 쓸 수 있을지 물음표를 달 것이다. 프로젝터를 쓰려면 전원도 필요하고, 영상을 재생하는 장치와 연결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MP-CL1 앞에선 이 모든 게 고정관념일 뿐이다. 따로 전원을 넣지 않아도, 영상 케이블 연결 하나 안해도 잘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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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전원 없이 작동하는 장치라는 말은 아니다. MP-CL1에 내장된 배터리를 이용하는 것뿐이다. 이것을 미리 충전해 놓으면 따로 전원 연결은 필요 없다. 한번 충전에 얼마나 작동하나 봤더니 최대 2시간 20분. 딱 영화 한편 볼 시간만 작동한다. 더 오래 쓰려면 따로 전원을 연결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충전할 때 쓰는 휴대 배터리라면 그 문제가 해결된다.

MP-CL1에 미니 HDMI 단자가 있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장치를 HDMI 케이블로 연결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한글화를 하지 않은 MP-CL1의 설정에서 스크린 미러링으로 바꾼 뒤 재생 장치를 미라캐스트를 켜서 두 장치를 연결하니 스마트 장치 화면이 고스란히 프로젝터를 통해 스크린에 뜬다. 입력 모드를 바꿔야 하는 게 귀찮고 유선보다 조금 늦게 영상이 재생되는 터라 게임은 즐기는 것은 어려워도 그냥 영상을 볼 땐 문제 삼을 건 없는 수준이다. 단지 MP-CL1을 켰을 때 이전 입력 모드를 기억하지 못하고 모드 선택과 연결 확인을 반복해야 하는 점은 번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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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을 켜고 태블릿과 연결한 뒤 거실 벽에 화면을 띄웠다. 거리가 멀수록 큰 화면을 만드는 것은 MP-CL1도 마찬가지. 실제로 3m 떨어진 거리에서 벽에 화면을 띄워보니 102인치 크기의 화면이 만들어진다. 집에 있는 52인치 TV의 두 배에 이르는 큰 화면이 뜨는 셈이다. 하지만 화면이 크다고 좋은 게 아니다. 더 큰 화면을 만들기 위해 벽과 거리를 점점 벌릴 수록 화면은 탁하고 어두워진다. 그래도 3m까지는 화질에 대한 인내력을 시험하지 않아도 된다.

MP-CL1이 RGB 레이저를 광원으로 쓰는 프로젝터라고 하나 더 화끈한 광원을 넣을 수 없는 구조상 한계는 명확하다. 화면 크기를 조금 줄일수록 더 또렷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거리가 가깝건 멀건 간에 전체적인 화면 밝기가 고른 점은 좋다. 더불어 화면에서 MP-CL1 사이를 얼마나 떨어뜨리던 간에 초점을 조절하지 않아 편하다. 레이저 프로젝트가 거리에 따라 빛을 얼마나 분산시켜 내보낼지 결정하기 때문에 초점을 맞추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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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톤 설정으로 화면을 사각형으로 만든 뒤 스마트폰에서 영화를 한편 재생했다. 벽에 영사된 화면 비율은 16대 9, 표시 해상도는 1920×720다. 영화 보기에 좋은 비율이고, 모바일 프로젝터라는 성격을 감안할 때 이만한 픽셀을 그려내는 능력은 제법이다. 외부 빛을 완전히 차단한 뒤 3m 거리에 떨어져 영화를 보는 맛이 제법이다. 단지 8만대 1의 명암비를 갖고 있다고는 하나 그 제원만큼의 명암비를 느낄 만큼 명암을 확실하게 구분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소니 MP-CL1의 영사 품질에 비해 소리는 너무 조악하다. 스피커도 싣고 있지만 성능이 너무 떨어진다. 아무리 음량을 높여도 풍부한 소리를 듣는 것은 어렵다. 아무래도 MP-CL1을 위한 외부 배터리+스피커 겸용 전용 액세서리의 등장을 알리는 예고편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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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광원을 쓰는 프로젝터인 터라 광원에서 내는 열을 빼내기 위한 팬이 작동한다. 다행히 팬에서 내는 소음은 크지 않고 아주 조용한 실내에서도 가까이 앉지 않는 한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아, 이 프로젝터를 쓸 때 한 가지 주의 사항이 있다. 레이저 파장을 이용하는 프로젝터인 만큼 빛이 눈에 직접 닿지 않는 게 좋다. 레이저 안전 등급을 받기는 했어도 반드시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소니 MP-CL1의 공식 판매가는 49만9천 원. 비슷한 모바일 프로젝터보다 비싸다. 역시 소니다 싶다. 하지만 품질과 성능이라는 필터를 덧대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덧붙임 #

이 글은 techG와 동시 발행됨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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