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북 위의 넷북, HP 미니 311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넷북. 휴대성은 좋지만, 성능은 늘 아쉬웠습니다. 문서 작업과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성격의 값싼 작은 노트북이라지만, 역시 들고다니다 보면 고화질 영화도 보고 싶고 게임도 즐기고 싶은 욕심은 자연스럽게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은 사람의 마음입니다. 성능에 좀더 욕심을 내다보면 역시 더 비싼 노트북을 사는 것 외에 달리 방도가 없는 게 현실이지만, 휴대성과 가격을 포기하고 노트북으로 옮겨가는 일도 쉬운 결정은 아니겠지요.


그런데 그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결해 줄 넷북이 있다면 어떨까요? 3D와 풀HD 재생 능력을 보강하고 더 큰 화면에 더 높은 해상도, 여기에 윈도7까지 얹은 넷북 말이죠. 더구나 이 제품이 고급형 넷북의 가격대라면 고민이 되지 않을까요? HP 미니 311은 그런 고민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넷북입니다.


HP 미니 311을 눈여겨 봐야 할 이유는 일반적인 넷북에 비해 차고 넘치는 제원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프로세서만 빼고 모두 달라졌으니까요. CPU는 요즘 출시되는 넷북과 똑같은 인텔 아톰 N280(1.66GHz)을 썼지만 2GB DDR3 램에 320GB의 하드디스크, 여기에 해상도 1,366×768의 11.6형(29.5cm) 고해상도 화면 등 한층 좋아졌습니다. 여기에 엔비디아 아이온을 더했다는 것이죠. 아이온은 엔비디아 지포스 9400 GPU를 품은 노트북(넷북) 칩셋으로 GMA 950 그래픽 코어를 내장했던 인텔 칩셋보다 3D와 풀HD 재생 성능만큼은 확실히 앞선다는 평을 받아왔습니다. 그 능력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윈도 7 홈 프리미엄까지 얹은 HP 311은 아이온 넷북 중 하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아이온 넷북이라는 프리미엄도 작용합니다. 물론 국내에 윈도7을 얹은 아이온 넷북, HP 미니 311은 아직 정식으로 선보인 것은 아닌 상태지요. 다만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제품을 1주일 정도 만져볼 기회가 있어 (스크롤 압박은 있지만)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덮개를 열지 않은 HP 미니 311은 제법 근사하게 보입니다. 뒤가 높고 앞이 낮아 옆에서 보면 꽤 날렵하게 보이지요. 더구나 동글동글한 파도 문양으로 수를 놓은 반들거리는 상판을 보면 값싼 넷북이라는 편견을 갖기 어렵습니다. 다만 상판을 열었을 때 은빛으로 빛나는 키보드 부분이 너무 단조롭더군요. HP 미니 311의 바깥과 안쪽 이미지가 좀 동떨어진 분위기라고 할까요. 너무 간결한 탓에 특별한 느낌이 증발해 버린 듯합니다.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외부 장치 연결에 필요한 단자가 있습니다. USB와 오디오 입출력, 모니터용 출력 단자, 메모리 카드 리더는 다른 넷북과 다를 게 없죠. 하지만 이 넷북에는 HDMI 단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HDTV에 연결해 노트북의 고화질 영화를 재생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한 내용은 이 뒤에 소개하죠.


키보드는 요즘 유행하는 분리형 키를 쓰지는 않았지만, 키가 넓고 누르는 느낌이 괜찮았습니다. 톡톡 두들기는 소리는 거의 없는 대신 손가락 끝으로 똑똑 끊어지는 듯한 느낌이라 물렁하게 눌리는 키보를 싫어하는 이들에게 알맞을 듯 하더군요. 오른쪽 shift도 큼지막합니다. 키보드가 좀 미끈거립니다만, 터치패드의 미끄러지는 느낌은 오히려 좋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원을 켜니 윈도7의 시원한 바탕화면이 뜹니다. 에어로 역시 문제가 없었습니다만, 이는 GMA 950도 가능했던 터라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바탕 화면이 뜬 뒤에도 뭔가를 한참 읽습니다. 백신 같은 필요한 애플리케이션도 있지만, HP에서 심어 놓은 여러 Bloatware들이 뜨더군요. 백신도 시험판인데다 등록하라는 메시지가 떠 귀찮고요. 이런저런 질문에 대답을 잘해야 다시 나타나지 않지만, 그래도 프로세서의 능력을 생각하면 이런 Bloatware는 가급적 띄우지 않는 걸 계속 주문하는데, 여전히 고쳐지지 않네요. 아니면 HP 게임처럼 잘 갖춰진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칭찬을 더 해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만…


다른 넷북보다 큰 화면(11.6인치)에 더 높은 해상도(1366×768)라 작업은 수월합니다. 그동안 좁은 화면에서 낮은 해상도라 인터넷이나 문서 작업이 불편했던 이들에게는 단비같은 이야기지요. 13.3형 울트라씬과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10.1형 넷북보다는 글자나 화면 크기 등 보기는 더 편합니다. 화면이 커진 만큼 전체적인 덩치도 커졌으므로 무게도 1.3kg 이내의 넷북보다는 좀더 무거운 1.5kg쯤 나갑니다. 다만 본체 부분이 넓어진 덕에 무릎 위에 올려두고 쓰기는 좋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HP 미니 311에 설치된 윈도7
사용자 삽입 이미지
13.3형(왼쪽)과 화면 크기/해상도 비교
일단 풀HD 영화를 볼 수 있다는 HP 미니 311의 특징을 확인하기 위해 720P와 1080P 영상을 준비해 돌려봤습니다.  H.264와 VC1 디코더를 갖춘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에서는 둘다 부드럽게 재생하더군요. 소리도 문제 없이 나왔습니다. 다만 관련 디코더가 없는 다른 플레이어(곰플, 팟플 등)에서는 둘 다 재생 못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쓰는 미디어 플레이어에서는 천하의 아이온도 그닥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하네요. 참고로 미니 311의 55Wh 기본 배터리는 720P 영화를 3시간 가량 볼만큼은 버팁니다.
(노파심에 말하자면 코어 AVC같은 유료 디코더를 깔고 플레이어에서 수동 설정하면 1080P 재생을 할 수 있긴 합니다.)


아, HP 미니 311은 HDMI 단자가 있어 HDTV와 케이블 하나로 연결해서 화면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영상과 소리가 동시에 HDTV로 출력되는데, 특별히 느리거나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습니다. HDMI로 연결한 HDTV의 해상도는 조절할 수 없고 그 TV에서 설정한 해상도를 따릅니다. 윈도7 홈 프리미엄이라 모니터와 HDTV를 연결했을 때 TV와 311 화면에 각각 다른 화면을 띄울 수 있더군요.(윈도7 스타터는 이 기능이 제외되어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HDMI로 HDTV와 연결할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반 GMA 950의 그래픽 성능
캐주얼 온라인 게임은 프로세서에 따른 지연은 있어도 그래픽으로 인한 막힘은 거의 느끼질 못합니다. WoW도 큰 무리는 없었고요. 이보다 더 무거운 3D 게임들은 여전히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거의 실행조차 어려웠던 예전에 비하면 맛이라도 볼 수 있으니 한층 발전한 기분이 들긴 합니다. 참고로 엔비디아 아이온은 게임 외에도 포토샵4 같은 애플리케이션도 가속을 할 수 있지만, 포토샵4가 없어서 이 테스트는 해보지 못했네요. 사진 편집 관련 기능이 좀더 나아진 것을 확인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리네요.


HP 미니 311은 넷북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아이온과 윈도7으로 넷북의 분위기를 바꾸려는 시도는 좋아 보입니다. 가볍고 작은 넷북에 비하면 좀더 커지고 무거워졌지만, 그래도 그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을 수준에서 성능이나 편의성을 많이 개선한 것에는 점수를 줄만 하지요. 다만 울트라씬 만큼 확실한 성능 향상을 보여 준 것은 아닌 데다 아이온과 윈도 7을 얹은 HP 미니 311의 가격대도 불확실해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윈도 XP 버전의 HP 미니 311이 60만 원 후반대에 나왔는데, 이보다는 좀더 비싼 가격이 될 것이라 짐작될 뿐, 값대 성능이 얼마나 조화를 이룰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단지 값의 차이가 많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일반 넷북과 HP 미니 311 같은 아이온 넷북 사이에서 저울질해 볼 가치는 있을 듯 합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31 Comments

  1. 2009년 11월 17일
    Reply

    오랫만에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칫솔
      2009년 11월 18일
      Reply

      정말 오랜 만에 뵙는군요. ^^

  2. 2009년 11월 17일
    Reply

    전 8.9인치짜리 eee 901을 사용중입니다만… 넷북을 처음 접하면서 불편했던 점은 바로 너무나도 작은 키보드였습니다. 지금은 어떻게든 적응해서 코딩도 가능하게 되었지만, 어느정도 쓰려면 10인치 이상은 되야한다고 보긴한데… 11인치라..ㅎㅎ;
    저같은 경우라면 울트라씬이나 13인치형을 살지도 모르겠군요 ;ㅅ ; 하지만 아이온이라… 화…확실히 끌리네요 ㅠㅠ..

    • 칫솔
      2009년 11월 18일
      Reply

      키보드는 다른 넷북보다도 괜찮더라고요. eee901에 비하면 천국이었죠. ^^

  3. 2009년 11월 17일
    Reply

    아악 저도 요즘 넷북 생각이 저점 간절해져요.

    제가 원하는건… 아.. 보자… 걍 인터넷만 할꺼고… 오락은 안하는데…

    블루레이는 돌아갔음 좋겠고…ㅋㅋㅋㅋ

    • 칫솔
      2009년 11월 18일
      Reply

      아.. 이거 외장형 블루레이 드라이브 꽂으면 이론상으로는 재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

  4. 2009년 11월 17일
    Reply

    음.. 확실히 이제 대세는 GPU인가 보네요 ㅋ
    와우까지 돌리는 넷북이라니 ㅠ.ㅠ

    • 칫솔
      2009년 11월 18일
      Reply

      사실 WoW는 MID 장치에서도 할 수는 있었죠. 단지 부드러움의 차이랄까요? ^^

  5. 2009년 11월 17일
    Reply

    넷북은 HP가 그래도 안정성이 있는 것 같아요…
    소니와 휴렛 둘다 가지고 있는데…소니는 다운되기 일수 입니다. ㅠㅜ

    • 칫솔
      2009년 11월 18일
      Reply

      헉.. 자주 멈춘다면 얼른 손보셔야죠. PC도 이처럼 제때 손봐줄 필요가 있는 물건입니다. ^^

  6. 2009년 11월 17일
    Reply

    잘 읽었습니다. 요즘 안 그래도 xp 탑재된 mini 311을 살까 고민 중이었는데요. xp 탑재모델과 7 탑재모델이 OS말고 다른 차이가 있는지 아시나요?

    • 칫솔
      2009년 11월 18일
      Reply

      아.. XP는 아이온 LE, 윈7은 아이온입니다. 물론 XP에 윈7 깔고 손좀 보면 아이온이 되긴 하지만요. 램과 하드디스크 용량도 다릅니다.

  7. 2009년 11월 17일
    Reply

    프로세스가 아톰인것이 아쉽네요.. 11.6인치에 1368해상도는 블로거들에게는 최적이 아닌가 합니다^^ 제가 에이서 1810을 최근 정말 잘쓰고 있어요. 아주 만족한다는..

    • 칫솔
      2009년 11월 18일
      Reply

      저도 1366 해상도인 2140HD 잘 쓰고 있는데요? 너무 일찍 포기하신듯 싶어요~ ^^

  8. 2009년 11월 17일
    Reply

    하, 하지만 가격은! ㅜㅠ

    • 칫솔
      2009년 11월 18일
      Reply

      아직 오리무중이죠~ ^^

  9. 2009년 11월 17일
    Reply

    PAVLO블로그에 ION 탑재 넷북 Mini 311에 대한 문의 댓글이 달렸습니다.그 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mini 311은 아이온 LE를 장착하고 출시되는 건가요? 행사장 스펙에는 분명히 nVida Ion(895)라고 적혀 있었는데 몇 공동구매하는 카페에서는 보아하니 윈도우 XP에 LE를 탑재하고 출시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정말 안습한데(..) 대부분 윈 7에 풀 아이온을 탑재하고 나오길 바랬거늘 과연 타제품들에 비해 얼마나 시장성이…

  10. 2009년 11월 17일
    Reply

    넷북이라는 타이틀을 앞에 달고 있지만, 지금까지 출시되었던 넷북들과는 조금 태생이 다른 한 녀석이 있어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그리고 그 꼴을 보니 기존 넷북들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여 조금은 기대해 볼만한 녀석이죠.^^넷북을 넘어서고자 하는 이 넷북은 HP Mini 311입니다. ◆시원한 관상의 넷북을 원하오!10인치 이하의 넷북들의 답답함..저해상도 때문에 짤려버리는 웹 페이지들… 답답함..처음 시장에 발을 내민 넷북들의 답답…

  11. 지난 2010년에 활약할 HP의 새 울트라씬/미니노트북들 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드디어 정식으로 아이온 플랫폼을 탑재한 제품이 국내에 출시되었다. 바로 HP 미니311. 아이온을 달고 강해진 넷북, 미니 311의 성능은? – 2부. 속(기능과 성능) ION LE, 과연 ION으로 바꿀 수 있을까? – 미니 311 리뷰 특별편 이 미니311에 들어간 아이온(ION) 플랫폼에 대해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잠깐 설명하겠다. 아..

  12. HP 미니311의 특징은 그 미끈한 겉모습과 11.6인치에 1366×768 해상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아톰과 아이온 플랫폼의 조합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이 아이온(ION) 플랫폼에 대해서는 지난번에도 이야기했으니 생략하고, 오늘의 주제인 ION과 ION LE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자. 아이온과 함께 등장! HP 미니311 리뷰 – 1부. 겉 아이온을 달고 강해진 넷북, 미니 311의 성능은? – 2부. 속(기능과 성능) 원래 엔..

  13. 넷북의 허약함(?)을 보강해 주는 스팀팩, 아이온 플랫폼의 미니 311 리뷰 시간이 돌아왔다. 원래 2부지만 특별편이 중간에 꼈다. 아무튼 기능과 성능을 다루는 2부 – 속 편이다. 그럼 바로 본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미니311의 제원이나 한번 훑어보자. Mini311-1010TU 제원 – CPU : 인텔 아톰 N280 1.66GHz – 칩셋 : NVIDIA MCP79 ION – 그래픽 : NVIDIA ION LE – 화면 : 11.6인치 1366..

  14. 2009년 11월 19일
    Reply

    저는 칫솔님에게서 받은 노트북에 만족을~
    HDTV에 연결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 칫솔
      2009년 11월 21일
      Reply

      오옷.. 아직도 쌩쌩하게 잘 돌아간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

  15. d
    2009년 12월 7일
    Reply

    데탑으로 쓰면 어떨까요?
    간단한 작업만 할 건데….

    • 칫솔
      2009년 12월 9일
      Reply

      포토샵 이상의 작업만 아니면 큰 무리는 없을 듯 싶습니다. ^^

  16. 2009년 12월 16일
    Reply

    작년 넷북 쓰나미 열풍 때문에 카페나 도서관에서 넷북 유저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넷북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 서핑과 간단한 오피스 작업, 표준 해상도의 동영상 구동에 최적화되어 있는 녀섭입니다. 그런데 풀HD 동영상(1080p)을 구동할 수 있는 넷북이 나왔죠. HP Mini 311입니다. 넷북의 치명적인 약점 중 하나가 낮은 프로세서와 더불어 그래픽 성능이었는데, 그 약점을 그래픽 칩셋의 진화로 극복하게 된 것이죠…

  17. 컴팩
    2010년 8월 12일
    Reply

    이 넷북 사용자인데요
    램은 2기가짜리 윈7입니다
    운영체제를 xp로 바꿔도 잘돌아갈까요?

    • 칫솔
      2010년 8월 13일
      Reply

      원래 XP로 나온 모델이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겠지만, 몇몇 드라이버는 수동으로 설치해야 할 것 같네요.

  18. 아이린
    2010년 8월 22일
    Reply

    동영상감상,서핑,오피스작업 정도만 하는데 큰 무리는 없겠죠?

    • 칫솔
      2010년 8월 23일
      Reply

      네, 그러한 일에는 모자람 없이 쓰실 수 있을 거에요. ^^

  19. ㅡㅡ;
    2010년 12월 14일
    Reply

    넷북 720p랑 1080p 무리입니다 ㅡㅡ;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